미군이 빠져나간 한국(에버슈타트 외)
미군이 빠져나간 한국(에버슈타트 외)
어제 10월 6일 월스트리트 저널 논평에는 한국에 관한 두 개의 논평이 실렸다. 놀랍게도 그 하나는 9월 27일 이미 실렸던, 부시 대통령의 북경올림픽 참석결정에 관하여, 탈북난민 구호운동가 스티브 김 선생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라는 권고논평이 제목만 바꾸어 다시 실렸고 (9월 27일자에 “출옥”이란 제목으로 실은 논평을 10월 6일자에는 “북경에서 해방됨”이란 제목으로 바꾸어 실었음), 또 하나는 에버슈타트 등 3인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쓴 “미군이 빠져나간 한국”이란 논설을 계재했다.
에버슈타트 박사는 워싱턴에서 한반도 문제를 제일 잘 알고 걱정하는 석학이다. 알고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 에버슈타트 박사는 한국의 문제해결 방안으로 북한인권을 제일 우선시 한다. 남한국민들이 북한인권을 떠들어야 하고,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이스라엘이 세계에 흩어진 유태인들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한반도 위기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분이다.
2007년 10월 7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번역
http://nkgenocide.net
http://nk-projects.blogspot.com
미군이 빠져나간 한국
니콜라스 에버슈타트, 아론 프리드버그, 크리스토퍼 그리핀
2007년 10월 6일/월스트리트 저널 논평
북한의 김정일과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이 만난 이번 주 평양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이 회담에서 공식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았던 안건일 수도 있다: 바로 미국과 남한, 두 나라 군사동맹의 장래다.
지난 목요일 발표된 남북 공동선언문을 읽어보면, 필연적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선언문에는 남북한 두 나라가 현존 停戰체재를 종결하고 영구적 평화체재를 구축하자고 선언했고, 더 나아가서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기초한 우리 민족의 의지로 통일을 달성하자”란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러한 합의가 현실화 된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되는가? 한 가지 거의 확실한 것은 미국과 대한민국의 동맹은 끝날 것이란 사실이다. 북한정권은 오래 전부터 “제국주의 세력”을 그대로 두고서는 한반도 문제의 영구적 해결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남한정권이 북한과 연방제도를 구상하고 있다면 남한정권은 한미동맹이 없어진 세상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동맹이 성취한 많은 결과를 본다면, 한미동맹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이었다. 1953년 이후 미국정부가 남한을 군사적으로 보증해옴으로서 한반도의 전쟁 재발을 막을 수 있었고,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안정에 기여해왔다. 또한 한미동맹 덕분에 남한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놀랍게 발전할 수 있었고, 그래서 남한은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를 누리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한미동맹에 점차 균열이 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몇 해 동안, 한미군사동맹은 동맹의 목적에 관한 양국의 근본적 의견 차이 때문에 상당히 경색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할 사실은, 미국과 남한의 정책수립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군사)위협”이나 그에 대한 대응책에 관한 본질과 위기에 대하여 현재 서로 의견이 다른 것 같다는 점이다.
이전 수십 년간 양국의 목적이 일치했던 시기는 지나갔고, 이제 한미동맹은 튼튼하지도 않고 불확실한 중세기로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인다. 이렇게 한미동맹이 와해되고 있는데도, 양국에서는 동맹이 와해된 이후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또는 한국과 미국의 상호 이익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떤 것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체 考慮와 사전준비가 없다는 것이 기막힌 현실이다.
지난 달 서울에서 미국과 남한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틀동안, 한미동맹이 깨지면 한국이나 동북아시아 지역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하여 토론했었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 회의에서는 모인 사람들은 公論에 도달하지 못한 사항들이 있었다 (이렇게 공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중 가장 중요한 점이 앞으로의 남북관계였다). 그러나 우리가 놀란 것은 많은 문제에 관하여 전반적으로는 공론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느낀 것은 미국과의 동맹이 와해되면 남한의 장래는 “울타리가 없어진 신세”란 것이었다. 한미동맹이 없어진 상황에서 도무지 남한은 어떻게 더 커진 안보부담을 감당할 것인가? 몇 가지 그 상황을 생각해 보자:
*군사적 대비: 남한이 혼자서 방위를 감당해야 한다면 –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부문만 생각하더라도 -- 엄청난 비용이 들 거란 것은 불문가지이다.
남한에 주둔한 미군은 “인계철선”이나 “비상사태 자동대응” 군대가 아니다. 주한미군은 정찰, 정보, 지휘명령 계통과 조정, 대미사일 방어 등 중요한 임무수행 능력를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남한정부는 아직 이런 임무수행 능력이 없다. 앞으로 적을 막기 위해서 남한이 자체적으로 이런 임무수행 능력을 보유하자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
미군이 철수한 뒤 남한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남한은 미국과 그동안 준비해온 미군의 “유동적 전쟁억제 방안”의 혜택, 필요하다면 미군이 즉각 증파된다거나, 미국의 핵우산을 발동하는 것 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한다면 미국이 종국에는 할 수 없이 남한을 도우러 달려 올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군이 달려오기도 전에 이미 남한 군인들과 시민들은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을 것이다.
*경제적 영향. 주한미군이 빠지는 순간, 남한의 국가재정은 막대한 국방경비로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미군이 철수한다면 남한은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제직 타격을 예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전쟁 재발을 확실하게 막아주는 미군이 없는 한반도에 국제적으로 (남한 자체에서도) 누가 투자할 생각이 나겠느냐 말이다.
국가간 교역은 “國旗를 좇아간다”란 공식에 따르면, 남한의 교역상대도 앞으로는 미국과는 멀어지고 중국 영향권에 빨려들고 말 것이다. 한미군사동맹이 두 나라의 경제협력 관계에 주동적 역활을 해온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러나 군사동맹이 양국 간의 경제적 혜택에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큰 역활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 군사동맹국가도 아닌 남한과 FTA 합의를 적극적으로 밀어부치겠는가? 미국이 군사동맹국도 아닌 남한에, 만일 평양정권이 붕괘했을 경우, 북한의 경제재건에 진심으로 동참하겠는가?
*남한의 안보동맹 안보협력에 관한 대안. 남한은 역사적으로 위험천만한 주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만이 아니라 남한의 주변국들은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있다.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버린다면 남한은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를 위하여 어느 나라와 손잡겠는가?
잠시만 생각해 보더라도 대답은 너무나 분명하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에게 남한의 안보를 담보한다면 그것은 남한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한심한 짓거리이다. 동북아시아 어느 나라도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완전히 대신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나라가 대신해 준다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남한의 주권 희생을 미국과의 동맹보다 더 낮게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남한이 주변국에서 동맹국을 찾지 못한다면, 그 다음 가능한 대안은 남한이 군사적으로 武裝중립국이 되는 것인데 – 이것은 남한이 현대판 “고래싸움에 찡긴 새우”의 신세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핵위기 – 남한 내부에서. 남한이 전적으로 주변국가들과 상관없이 독자적 안보를 추구한다면 남한은 현 도발적 안보환경에서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불가항적 막다른 골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번 토론에서 이런 결론이 미국인이거나 한국인이거나 상관없이 거의 놀라울 정도로 모두 이의없이 합의했는데, 남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그것이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 미칠 영향, 핵확산 문제, 남한의 국제관계 등을 감안할 때, 이것은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막가파식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제반 문제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미동맹이 어떤 식으로 와해되어 끝날 것인가에 대한 여러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았다: 신사적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서로가 기분 나쁘게 끝날 것인가; 점차적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급작히 끝날 것인가; 사전에 충분히 기획해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어떤 위기상황에서 갑자기 끊어질 것인가, 등등의 상상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 모든 가정에서, 한미동맹이 일단 끊어진 이후, 장차 남한정권이 다시 미국의 안보보증을 원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한 번 무너진 군사동맹을 다시 복원하기란 결코 쉽지않은 일이라고 결론이 났다.
상황이 무척 좋은 경우에서도 두 나라가 군사동맹을 체결하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일단 깨어진 군사동맹을 다시 맺으려면 양국은 자국에게 이로운 점만 추구할 것이고, 그리되면 이전처럼 튼튼하고 끈질긴 동맹을 다시 맺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의 폐기가 최소한 지금 당장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 필진들은 강조해야겠다. 그러나 전략적 위기가 몰려오는 것은, 꼭 한반도 양국이 전쟁체재를 종식한 다음이나, 한미군사동맹이 정식으로 끝났다고 발표한 뒤에 오는 것이 아니다. 위에 지적한 위기상황은, 만일 동맹구조가 흔들리고 서로가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한미동맹은 정식으로 끝나기도 훨씬 전에 위기는 매일매일 쌓일 것이다. 한미 두 나라가 이 위기를 직시하여 기존동맹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서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을 써야 한미동맹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동맹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니콜라스 에버슈타트 씨와 크리스토퍼 그리핀 씨는 미국기업연구소의 연구원들이고, 아론 프리드버그 씨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교수임.
1 Comments:
안녕하세요!
브로그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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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에바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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