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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25, 2009

6.25 사변 59주년에 일어난 일

지난 4년간 무척 애를 먹인 설계-감리 프로젝트 하나가 이제 거의 다 끝나 간다. 뉴저지 州 북부에 있는 클리프턴이란 도시 공립고등학교 別館(Annex)의 설계와 시공감리를 맡았는데, 시민들중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애를 많이 먹었으나 내주 중이면 시청 건설과에서 입주허가가 나올 것 같다. 건물 하나 짓는 것이 이렇게 힘들지만, 준공이 되면 그 보람도 크다.

갑자기 개인적 생업인 건축설계 일을 홍보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고, 오늘이 6.25 사변 59주년 기념일인데, 이 프로젝트 때문에 최근 6.25 참전용사를 한 분 만난 얘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이 프로젝트의 공사를 맡은 회사가 Vanas Construction 이란 건설회사인데, 그 회사의 現기업주인 두 형제의 부친이 Robert Vanas란 노인 분으로서 그 분이 이 회사를 시작했었고, 그 분이 美해병대 한국戰 참전용사로서 한국전에서 銀星훈장 (Silver Star Medal)과 퍼플 하트 (Purple Heart) 훈장을 받은 분이시다. 미국에서 은성훈장은 Medal of Honor 바로 아래 훈장으로서 전투에서 보통 수훈을 세우기 전에는 받지 못하는 훈장으로 알고있다.

현장에서 Bob Vanas와 공사중 싱갱이도 많이 하고 잡담도 많이 하다가, 하루는 Bob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김정일 죽이러 가자!” 고 하니까, 밥이 “우리 아버지가 벌써 다녀오셨다!”라고 응수해서, Bob의 아버지 Robert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줄 알았다. 지난 주 Vanas 부자와 함께 현장 부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아버지 밥에게 한국전 때의 일을 물었더니, 당시 자기는 19살 청년이었고, 서부전선에서 후퇴할 때 중공군에게 기습 당하여 백병전을 벌이다가 다리 무릅과 허벅지를 총검에 찔려서 여러 번 수술을 받았으며 아직도 걷기에 불편이 있다 한다. 그 분에게 무어라 할 말이 있나!

Mr. Vanas, you are my hero! I thank you on behalf of my people for your sacrifice! 바나스 씨, 당신은 나의 영웅입니다. 우리 국민들을 대신하여 당신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80세가 훨씬 넘은 바나스 씨는 4년 前 한국을 다녀왔다 한다. 한국민들이 너무나 고맙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감명이 깊었고, 한국이 너무나 휘황찬란하게 바뀌어서 놀랐다고 한다. “그렇습니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당신같은 영웅에게 아직도 감사하고 있으며, 反美로 데모하는 놈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너무나 다행이다. 저 서울 한복판에서 반미데모하는 빨갱이 놈들을 보았으면 이 분이 얼마나 상심 실망했을까?’ 너무나 다행이다.

바나스 씨에게 들고간 대북전단지를 한 장 드렸다. 이게 서울에 있는 제 동지 박상학이란 탈북자가 북한으로 날리는 대북전단지입니다. 삐라 내용의 번역문은 여기 따로 있습니다. 남한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은 북한에 두고온 형제동포들을 구하려고 지금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만일에, 만일에 남한이 김정일 손에 넘어간다면, 한국전에서 전사한 4만명 미국청년들, 당신같이 부상 당한 10만명 미국청년들의 피가 허사로 돌아갑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김정일을 죽여야 한국戰이 끝납니다!

식사가 끝나니까 아들 밥 바나스가 한국식으로 체크를 가로 채더니 밥값을 낸다.
야, 내가 먼저 만나뵙자고 했잖아! 오늘 점심은 내가 내야지!
밥이 웃으면서, 야, 시끄럽다. 울 아버지가 나더러 밥값 내라고 그러셨다!

공짜 점심을 얻어 먹었으니 다음 번은 내 차례다! 미스터 바나스, 곧 다시 뵙겠습니다. 헤어지기 싫은 걸음을 돌려, 59년 전 부산으로 피란가던 회상에 젖어,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을 생각하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2009년 6월 25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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