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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27, 2007

북한의 22호 정치범 수용소..(클로디아 로제트)

북한의 22호 정치범수용소와 “전부”란 단어의 의미는…

클로디아 로제트 논설위원
2007년 8월 5일

소다를 연신 마시면서 기자들과 열심히 떠드느라고 도무지 지칠 줄 모르는 사람, 지금 북한과의 6자회담 미국대표로 국제회의에서 제일 바쁜 사람은 크리스 힐 씨이다. 힐 씨의 외교관 수련이 비상해서인지, 힐 씨가 아침 저녁으로 기자회견 하고 비행장에서 면담 하고 성명서도 발표 하고 기자들에게 질문응답도 하면서, 사람들을 계속 웃기는 재주는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지난 7월 23일, 힐 씨가 북경에서 돌아와 한 브리핑의 국무부 기록에 따르면, 모인 사람들이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그 기록에, 이 대목에서는 “기자들이 소리내어 웃었음” 이란 주까지 달렸을 정도이다. 유머? 유머, 물론 좋다. 때와 장소를 가리면 세상에 좋은 것이 유머다. 그런데 힐의 유머중 나오는 단어들은 듣기에 굉장히 험악한 말들이다. 힐의 주제는 북한이다. 자국민을 백만인지 2백만인지, 굶겨죽였다는 북한이다. 1994년 핵합의문을 어겼고, 미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위폐도 찍어내고, 작년에는 미사일과 핵폭탄을 발사 실험한, 이 세상에서 전무후무한 깡패국가 북한이다. 힐 씨가 지난 2월 북한과 합의를 보았다고 좋아한 이후, 북한은 예나 다름없이 벌써부터 공갈과 지연과 욕지거리로 일관하면서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 북한과는 양자회담 없다더니, 지금 미국이 북한과 만나는 것은 양자회담이 아니면 무엇인가? 뭐가 타결되었는지, 벌써부터 북한에 기름이랑 원조를 시작했다. 그 뿐인가! 김정일이 꿍쳐둔 검은 돈 2천5백만불을 찾아주기 위해 힐 씨는 미재무부와 미연방기금위원회까지 동원하여 그 돈을 기어코 찾아 갖다 바쳤다. 그래서 김정일은 그 대가로 영변의 원자로를 끄셨단다. 1990년 중반 지미 카터가 나서고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해서 이미 끄기로 합의를 보았던 바로 그 영변원자로 말이다. 그리곤 북한 핵사업의 모든 목록을 전부 밝히겠다던 것은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서 기자들 웃겨가며 항상 여유만만한 힐 씨는 이 문제에 관하여 무어라고 했을까? 점점 더 가관인 것은 요즈음 힐 씨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가 미국을 위하여 협상을 하고있는지, 아니면 북한을 위하여 협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7월 23일 국무부 브리핑 기록을 보면 힐 씨는 북한이 왜 아직까지 핵목록을 전부 공개하지 않았나에 관한 소위 그의 “큰 일”이란 이론을 폈다.

"여러분들도 좀 이해를 해주셔야 할 것은 저 사람들이 지난 주 핵시설 하나를 전부 꺼버렸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큰 일'을 한 다음에는 그 다음 날 일어나자 마자 또 '큰 일'을 하기란 그렇게 쉽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힐 씨의 발언에서 주목할 것은 힐 씨가 '저 사람들'이라고 했다가 갑자기 저 사람들이 '여러분'으로 바뀐 것이다. 저 사람들과 여러분이란 단어를 혼용함으로서, 힐 씨는 김정일과 우리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브리핑 후반에서 기자 한 사람이 힐 씨에게, 북한이 정말 핵목록을 전부 밝히기는 밝힐 거냐고 물어봤다. 힐 씨의 대답이 가관이다.

“흠, 아시다싶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 건지 미리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할 건지를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가 성명서를 읽어 본다면, 거기에서 전부라고 하는 것은 전부를 뜻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런 점으로부터 외면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부’만 발표했는데 우리가 그것을 ‘전부’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아니, 저는, 우리가 전부를 전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봐주려 해도 이런 식 우물쭈물 발언을 '전부' 믿어줄 수는 없다. 힐 씨의 발언을 보면 힐 씨가 협상 테이블에서 평양 사람들을 대하면서 어떻게 하나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주민들에게 강제노예노동을 강요하고, 마약을 팔아먹고, 위조지폐를 찍어내고, 핵으로 공갈치는 평양정권 사람들에게 힐 씨의 이따위 외교적 두리뭉실 수사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래도 한 발 물러서서 힐 씨를 좀 보아주기로 하자. 북경에서 워싱턴까지 날아서 오가려면 시차조정이 힘들어서 정신이 멍할 수도 있다.

그런데 도저히 보아줄 수도 없고 양보할 수도 없는 금기선이 있다. 바로 북한인권이다. 힐 씨는 이 북한인권문제조차 구렁이 담넘듯 하려 한다. (이런 문제를 얘기할 때 힐 씨가 북한이라고 부르던 나라가 갑자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호칭이 바뀐다.) 힐 씨의 발언은 처음에는 그럴 듯하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더라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제가 그 걸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문제가 더 남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권에 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끝나자 마자, 힐 씨는 삼천포로 빠진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잣대란 것이 있습니다. 국제적 잣대란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이 잣대에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계속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 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언급조차 하기도 힘듭니다.”

힐 씨의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끔찍한 말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힐 씨가 아무리 기자들을 웃기는 재주가 있더라도 끔찍한 것은 끔찍한 것이다. 힐 씨의 말을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힐 씨는 그동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큰 일”을 협상하면서, 북한인권에 관해서는 입도 뻥끗 못했거나 안했다는 자백이다.

그러면서도 뭐가 그리 우습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가? 북한이 인권문제에서 국제적 잣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북한에 인권문제를 따지기는 커녕, 오히려 인권을 더 철저히 유린하라고 부추기는 꼴이다. 힐이 평양정권에게, 모든 귀열린 사람들에게 보낸 신호는, 우리는 김위원장님의 비위를 거슬릴 의도가 조금도 없으니까, 어떤 식으로라도 협상을 종결해주시길 바랍니다란 해괴망칙한 신호이다.

김위원장님이 이제 두 번째 영변핵시설 스위치를 끄시느라고 몹시 피곤하시겠지만, 그 김위원장님께 귀가 번쩍 뜨이는 제안을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영변 핵시설 걱정 마시고, 북한에 있는 정치범수용소 22호를 국제언론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여쭤 보시라! 크리스 힐 씨는 수고스럽게 태평양 건너 날아다니고 기자들에게 떠들 것이 아니라, 정치범수용소 22호의 개방을 요청해 보심이 어떻겠는지? 이런 식 제안은, 김정일 정권에게 계속 원조라는 미명 하에 조공을 바쳐서 평화를 사는 것보다 백배 낫고, 그것은 바로 우리 민주주의 원칙에도 걸맞는 것이다.

정치범수용소 22호가 도무지 무어냐고? 미국 웹사이트에 One Free Korea blog 원 프리 코리아란 곳에 드러가 보면 위성사진으로 이 수용소를 다 볼 수 있다. 북한동북부에 위치한 정치범수용소인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잡아가둔 죄수들이 무려 5만명이라 한다. 나치들과 스탈린의 강제노동수용소를 뺨치는 지옥같은 곳이 바로 이 김정일의 정치범수용소이다. 김씨 왕조의 악독한 비밀, 폐쇄와 공포가 몽땅 숨겨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김정일이 이 수용소를 공개하기 전에는 김정일의 어떤 개소리도 믿어서는 안 된다. 힐 씨가 이런 사실을 직시하고 협상에 임하기 전에는 기자회견에서 그가 사람들을 아무리 웃겨도 부질없는 짓이고, 그렇게 사람들을 계속 웃기다가는, 마지막으로 제일 크게 소리내어 웃을 악마는 바로 김정일이다.

2007년 8월 27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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