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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ly 04, 2011

북한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에버슈타트)

북한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니콜라스 에버슈타트/2011년 7월 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현대 경제개발사 例 중에서 아주 특수한 경우인데, 결코 좋은 쪽 例는 아니다: 북한은 한 때 비교적 앞서 나갔었는데, 그 후 지속적 침체를 겪으면서 이제는 완전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모택동이 죽었을 당시(1976), 북한은 중공보다 교육면, 생산면에서, (국민 일인당 국제무역 기준으로 따져보아도) 국민 일인당 생산량에서 훨씬 높고 개방되어 있었다. 그 당시 북한은 남한의 국민 일인당 생산량과 비교하여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문맹이 없고 전국이 도시화된 사회에서, 평화시 대량아사란 참사가 일어난 인류역사상 유일의 국가란 명찰을 달고있다. 북한에서는 아직도 기아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평양정권은 지난 15년간, 외국이 보내주는 “긴급 인도적 구호물자”에 의존하고 있다. 금년 초에도 북한은 유엔 식량기구에 긴급구호식량을 또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렇게 북한은 세계에서 산업화한 국가 중 식량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처음이자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북한경제가 왜 이렇게 절망적 파탄지경에 이르렀는가? 평양에서 철밥통을 지키고있는 당 엘리트 층은, 북한에 냉전종식 이후 드러닥친 우환을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1) 소련이 망한 후 소련의 지원과 거의 공짜였던 교역이 갑자기 끊긴 것, 2)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적대 정책”을 쓰면서 대북 경제봉쇄로 모든 교역과 투자를 막아버린 것, 이 두 가지라고 주장한다. 듣기에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자세히 검토해보면 북한의 이런 주장은 두 가지 다 어거지 주장이란 결론이 나온다.

소련 공산권의 붕괴로 북한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갑작스런 경제적 변화가 필연적으로 장기적 경제파탄이나, 기아를 가저온 것은 아니다. 이에 상반되는 예가, 아시아에서 1980년 후반까지 소련의 공짜 지원에 의존하면서 사회주의 경제를 지향했던 월남의 경우이다. 세계은행 통계를 따르자면, 월남의 국민 일인당 소득은 1990년부터 2007년 사이 150프로 증가했고, 국민 일인당 수출액은 (미화로 따져서) 7배나 증가했다. 그와 같은 시기, 북한 주민 일인당 수출액은 단 20프로밖에 증가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미국이, 최근에는 일본과 남한까지도 북한에 대하여 심하게 경제봉쇄정책을 쓰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만 보더라도 현재 30가지 이상의 북한에 대한 법적 행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 한국이 제재를 가한다고, 북한이 딴 OECD 국가들과 교역을 못하는 것은 설명될 수 없다 (이들 OECD 국가들은 원칙적으로는 북한과 교역을 할 수 있다).

북한과 교역할 수 있는 OECD 국가들 중, 일본, 남한, 미국의 빼놓고 보자. 1980년부터 2007년 사이, 이들 OECD 국가들의 수입시장은 미화로 계산하면, 1조 불에서 7조 불로 늘었으나,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통계를 보면, 이들 국가에 대한 북한의 수출량은 3억3천만 불에서 1억 7천7백만 불로 크게 줄어들었다. 인플레이션과 인구증가를 감안하면, 북한 주민 1인당 대OECD 국가 수출액은 지난 27년 사이, 거의 80프로가량 떨어진 것이고, 그동안 무역수출시장은 계속 성장했으니까, 북한의 2007년 수출량은 1980년에 비하여 사실상 12분지 1로 줄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도무지 무엇이 문제인가?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의 장기 경제파탄의 진짜 이유는 평양정권이 고집하고 주도한 정책에서 연유한 것이다. 북한이 지금 주장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란 것도 알고보면 북한에서 장시일에 걸쳐 유래하고 고집해온 기획통제 시스템의 변태적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는 원칙적으로 아직까지도 소련식 통제기획 경제 시스템이다: 지난 20년간, 북한은 “현실을 무시한 기획”이나, “기획없는 기획(일본 경제학자 기무라 미츠히코 씨의 표현)”을 해왔다. 이것만으로도, 북한경제는 파탄에 빠질 수밖에 없었으나, 거기에 더하여, 북한지도부는 [선군정치]란 간판을 내걸고, 감당할 수없는 무력증강에 국가경제를 희생시켰다. 또한 모든 현대경제학을 무시하고, 북한은 지난 2세대에 걸쳐 생산성을 높혀줄 외국산 기계나 기구 수입을 금지하여, 북한경제는 低생산, 高비용 산업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북한정권은 주체식량 정책이란 퇴보적 식량정책으로 (모택동이나 스탈린도 이런 짓은 하지 않았다) 자국민 소비자들을 적대시하면서 기아로 몰아넣었다. 주체식량 정책이란 외국들이 북한에서 사가는 식량만큼만 – 땅도 좁고 기후도 안 좋은 북한에서 – 외국에서 식량을 사들이자는 정책이다. 이런 식으로 북한지도부는 국민을 기아로 몰아넣은 것이다.

북한정권의 파멸적 경제정책에도, 잔인은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들의 정책으로 국가경제는 망가졌지만, 그들의 괴상한 정치체재와 지도층 엘리트는 그 정책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은, 평양정권의 편파적 주체사상 이념으로, 저들은 전혀 실현가망성이 없어보이는 절대적 한반도 적화통일을 아직까지 추구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의 이념적 문화적 침투를 철저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북한의 이러한 정책이 북한을 주체이념에 가두어놓고 실제로는 경제적으로 절대로 자립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북한이 국가적으로 존속하려면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양보가 계속 필요한 상황을 조성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다 치더라도, 북한의 현 경제는 너무나 억망이 되어서, 외부로부터 지원이 계속 들어가더라도 재앙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북한의 1990년대 집단아사 참극은 (당시의 국제무역 수출입 통계자료를 보면) 북한은 수출보다 매년 미화 수억불 상당의 물자를 외국으로부터 받아들일 때 일어난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때에 집단아사가 일어났었느데, 지금 그런 무덤들 위에 세워진 북한경제가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으며, 어떻게 새로운 집단아사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북한체재는 자신들의 체재 유지를 위해서, 계속 외국의 지원을 공갈협박 갈취해야만 한다: 군사적 위협과 도발로 외국 돈을 뺐아야 하고, 외국의 인도적 지원까지 공갈협박으로 갈취하고(자국민이 굶어죽으니까 지원을 빨리 하라는 식으로), 북한에 투자해서 돈버는 일이 가능한 것처럼 멍청한 외국인들을 속여서 소위 “빨찌산 무역” 형식으로 돈을 갈취하였다.

그외에도 북한은 외국 채권자들의 돈은 떼어먹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제국주의자들” 은행이나 비즈니스들은 평양정권과 돈거래를 하다가 뒤늦게야 당했지만, 평양정권은 냉전시대, 북경이나 모스코에 있는 “사회주의 동지”들이 빌려준 돈도 떼어먹기 일수였다.

북한은 외국정부들 돈을 따먹는 기술을 오래 연마해왔다. 미연방국회 연구소(CRS)에 의하면, 미국정부는 북한에 1995년부터 2009년 사이, 인도적, 경제적, 안보적 지원을 10억불 이상이나 갖다 주었고, 남한정권도 스스로 인정한 것만 해도 같은 시기, 40억불 이상 갖다바쳤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지원에 비하면 서방국들의 지원은 비교도 안 된다. 중국과 북한 간의 경제관계는 전혀 불투명하지만, 중공의 무역통계를 보면, 북한은 중공으로부터 1995년 이후 90억불이 넘는 흑자교역을 했던 것으로 통계에 나와있고, 2004년 이후, 이 숫자는 매년 훨씬 더 크게 증폭했다. (중국은 최근 북한을 왜 이렇게 더 지원하는지, 아무런 공식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금년 초, 북한은 “경제개발 국가 전략적 10년 기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에는 북한을 선진국에 맞먹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이 기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막대한 외국투자를 – 수백억불 내지 수천억불 상당의 – 바라는 것 같다. 김정일이 2011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일종의 투자유치를 위한 방문으로서, 북한으로서는 이 야심찬 기획에 수십억불의 투자를 유치하러 간 것 같다.

김정일이 중국에서 돌아온 후, 북한은 중국과 새로운 “경제협력지구”라고 압록강에 있는 두 개의 섬을 개발한다며 북한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면서, 새로운 개발 기획을 알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영화각본을 전에도 여러 차례 본 일이 있다. 김정일이 요란을 떨면서 1980년대 초, 중국을 방문한 뒤, 바깥 세상에서는 북한이 드디어 “불가피한” 경제개혁을 시도할 것이라고 기대들을 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이제까지 “개방”이나 “개혁”이니 떠들었던 일들은 우왕좌왕, 진심이 없는 개방 개혁들이었고, 한 건의 예외도 없이 모두 실패작으로 끝났다.

북한이 최근 다시 떠들어대는 북한경제의 변혁이 이번에는 진짜일까? 중국사람들 일부는 북한이 결국에는 점진적으로 실용적 경제정책을 택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믿는 것 같다. 최근 대북지원을 크게 늘린 것을 보면, 중국 지도부까지도 그렇게 믿는 것 같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한참 더 기다려보아야 한다.

중공이나 딴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국가 최고지도층이 바뀌었을 때, 경제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었다 – 그러나 평양정권은 악착같이 김씨왕조의 존속, 3대세습까지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정책수립자들은 진심으로 북한을, 자신들이 바라는 [강성대국]으로 만들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그런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나 조치는 꿈도 꾸지 않는다. 이런 모순이 고쳐지기 전에는, 북한은 계속 동북아 경제의 블랙 홀로 남아있을 것이다.

니콜라스 에버슈타트 박사는 미국기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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