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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21, 2010

울보들이 해낸 일

지난 주 서울에서 보내준 책을 한 권 받아 읽었다. 살림출판사에서 출판한 조우석 기자의 [박정희 한국의 탄생]이란 책이다. 이 울보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여러 번 울었다. 박정희 대통령 살아있을 때, 그 분을 그토록 미워했던 것도 후회가 되고, 세상에 그 분처럼 고독했던 것은 거의 링컨에 비할 수 있다. 큰 지도자가 나라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려면 고독할 수 밖에 없다.

살면서 몇 가지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문국한 동지/선생의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를 2004년 11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로비에서 열었던 일이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고, 쳐다 보지도 않던 이 전시회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게 해준 분은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현 김문수 경기도지사 덕분이었다. 내가 평생 울보였던 것처럼, 김 의원도 울보였다. 탈북민 기록영화 [서울 기차]를 함께 보면서, 김 의원은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시회 기간동안 한 번도 아니고 서너 번 함께 보면서, 볼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그 후 김 지사는 북한의 강제수용소 [뮤지컬 요덕 스토리]를 보고 서너 시간 계속 너무 울어서 혼이 났다 한다.

김문수 의원을 전시회 때문에 여러 번 만나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김 의원이 말했다: “선생님, 저는 젊었을 때, 박정희 대통령을 죽기살기로 반대했었는데, 이제 와 보니, 박 대통령이 다 옳았고, 내가 글렀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군사독재 시절, 제일 지독하게 고문을 당했고, 제일 자주 정보부와 감옥을 드나들었던 김문수의 말씀이다. 김문수는 당시 자신을 괴롭혔던 정보부 요원들 간수들과 후일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한다. 월남전 영웅 존 맥케인도 하노이 힐튼 시절, 자신을 고문했던 베트공 간수들과 후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큰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북한인권이 무언가? 북한사람들을 굶주림에서 구하고, 악마 김정일로부터 구하자는 것이다. 박정희는 악마 김일성 김정일을 막았고, 남한사람들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한 분이다. 그러자니, 그 사람은 고독할 수 밖에 없었고, 세상사람들로부터 독재자라고 미움을 받았었다.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007년 4월, "대학시절 조순 교수와 정운찬 강사는 박정희 대통령의 발전정책을 반대했다"며 "(그러나 지금 이들을 만나면)선생님이 틀리셨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자동차, 중공업, 고속도로를 만들지 않았으면 우린 지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생각이 많이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학다닐 때 조순 교수님, 정운찬 선생님 당시 강사였는데 이런 모든 분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발전정책을 반대했다. 한국이 자동차를 만들 기술 자본 시장이 어딨냐고 했다"며 "그래서 저도 반대했다. 박 대통령 유고라는 호외가 길거리에 퍼졌을 때 너무 기분이 좋고 가슴이 들떴다"고 회고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이토록 반대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해냈다"며 "지금은 이탈리아보다 앞선 자동차 5대강국이 됐다. 저는 당시 우리 교수님들 만나면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당시 선생님이 틀리셨다고"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를 여러곳 보면 대부분이 자동차다. 그때마다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자동차 중공업 고속도로를 만들지 않았으면 우린 지금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생각이 많이든다"며 "(학창시절 생각은) 다 틀린 것이었다. 정치적인 독재가 아니라 적어도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는 다른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고금동서 인류역사에서 제일 강인했던 사람, 링컨도 역시 울보였다. 어렸을 때, 생모와 누나를 잃고, 성장해서는 아들을 둘이나 저 세상으로 먼저 보냈다. 백악관에서 둘째 아들 윌리가 열병으로 죽었을 때, 링컨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대통령 링컨]을 번역하면서, 그 대목을 번역하다가 나도 울었다.

존 헤이는 문간에 서서 링컨이 흰 천을 덮은 자그마한 동체가 놓여있는 침대로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링컨은 천천히 흰 천을 걷었다. 죽은 아이의 눈은 감겨져 있었고, 머리는 빗겨져 있었다. 링컨은 조심스럽게 집게손가락으로 아들의 이마를 만졌다. 헤이가 보니까, 바짝 말라 한 번도 젖어본 적이 없을 것 같은 가죽 뺨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견딜 수 없어,” 링컨은 속삭이듯 혼잣말을 했다. “내 아들이 죽다니, 참을 수 없어.” 링컨은 죽은 아들에게, 마치 살아있는 아이에게 하듯이 소곤소곤 말했다. “우리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고어 비달 저: [대통령 링컨]

박정희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를 잃었을 때, 제일 많이 혼자서 울었다 한다.

“아내 육영수가 돌아간 직후다. 청와대 빈소에서 조문객을 받으며 감정 표현을 자제하던 그였다. 자녀들에게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혼자서 울먹이곤 했다. 자정이 넘어 문상객 발길이 끊기면 그는 돌변했다. 영전에 쓰러진 채 어이어이 목놓아 통곡했다. 울음소리가 맹수의 울부짖음을 연상케 했을 정도였다. 저것이 바로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나오는 통곡소리이구나 싶었다.”
조우석 저 [박정희 한국의 탄생]

링컨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으면서도 남북전쟁에 이겨서 나라를 지키고 노예들을 해방시켰고, 박정희는 사랑하는 부인을 잃으면서도, 빨갱이들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천 년 보릿고개로부터 백성들을 구했다. 다 울보들이 해낸 일들이다.

2010년 2월 21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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