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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10, 2009

망조가 든 김씨왕조(에버슈타트)

Kim's Crumbling Dynasty
Kim Jong Il's search for a successor could turn out to be bigger news than this weekend's missile launch

망조가 든 김씨왕조 - 김정일의 후계가 누구인가가 지난 주말 미사일 발사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 판 4월 6일자 논설 /니콜라스 에버슈타트 (남신우 번역)

지난 일요일, 북한이 새로운 다단계 탄도 로케트를 실험발사했는데, 국제사회는 이 미사일이 어디로 얼마나 날아갔는 지에만 모두의 관심이 쏠렸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중 우리가 진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북한의 전체정권과 김씨왕조가 형편없이 취약해진 것 같다는 소식이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날린 것은 대외적 목적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북한의 국내 정치적 목적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었다. 김정일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열리기로 예정된 목요일 직전으로 정확히 시간까지 맞추어 쏘아올렸다.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 까지 북한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중대한 일들은 북한이 아무리 외부로부터 감추려해도 이제는 비밀이 아니다.

우리가 제일 주목해야 할 일은 김정일의 건강이 정말로 많이 나빠진 것이다. 김정일은 작년 늦여름에 공개석상에서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그는 전에도 여러 번 이런 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신파조 연극에 나오는 배우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했었다 (김정일이 영화광이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나타난 김정일은, 북한 미디어들이 아무리 조작을 하고 감추려 해도,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

북한의 공영매체가, 언제 찍은 것인지 모르지만, 지난 달 말에 발표한 김정일의 사진들을 보면, 북한의 지도자 동무가 꼭 요덕 정치범수용소에서 몇 달 사시다가 나온 것 같은 모습이다. 김일성 대학 수영장에서 찍었다는 사진을 보니까, 김정일 동지의 똥배가 쏙 들어갔고, 몇년 전 김정일의 사진에 비하면 꼭 죽기 직전의 시체같은 몰골이 되었다. 김정일이 좋아하는 모택동 바지저고리도 잘 맞지않고 바지저고리 속이 거의 텅 빈 것 같아 보였다. 얼굴도 얼마나 안 되셨는지, 피부가 곧 떨어지기라도 할 모습이었다. 얼굴을 감추려고 쓴 거대한 검은 색안경을 낀 것이 마치 퇴색한 헐리우드 배우같아 보였고, 수영장 손잡이를 잡고 어기적거리는 모습이 정말 가관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이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사진은 아닌데, 선전선동의 귀재들인 북한매체가 왜 장군님의 이런 몰골을 발표했을까? 북한매체들에게 지금 제일 중요한 사업이, 장군님께서 아직 살아계시다는 걸 알리는 일임이 분명한 모양인데, 친애하는 지도자 동무께서도 이 일이 급하긴 많이 급한 일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AFP 통신에 의하면, 북한 미디어들은 장군님께서 같은 시기에 작년보다 3배나 더 자주 소위 “현지지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다 (작년에는 12번이었는데 금년에는 40번이었다 함).

장군님께서는 당신의 건강만이 아니라 후계자 선택에도 걱정이 많으신 모양인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사회주의 국가 북한에서 아직 확실한 후계가 선정되지 않은 것이다. 금년 초,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은 만 67세가 되었다. 김정일의 애비 김일성이 그 나이가 되었을 땐 (1979년) 그의 아들은 벌써부터 후계자로 지명되어 10년 가깝게 전권을 휘둘렀었다. 김정일은 제 아비 나이가 되었는데도, 제 아비의 건강을 물려받기는 커녕 자기가 갖고있는 절대권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 아들 중 어느 아들에게 물려줄 것인가도 정하지 못한 것 같아보인다.

제일 나이가 어린 아들 김정운을 살펴보자. 남한의 정보기관에 의하면 20살 갖넘은 김정운이 지난 3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선거에서 후보로 등록되었다고 전했다. 이로서 김정운이 지난 선거(?)에서 제 아비로부터 공식적으로 왕관을 전수 받으리라고 예상들을 했었는데, 북한매체에서 지난 달 발표한 최고인민회의 687명 대의원 명단 중에 김정운이란 이름이 빠져버렸다. 선거가 아니고 김정일이 지명하는 대의원들 중에서 김정일의 아들이 빠져버린 것이다. 김정운이 아예 후보도 아니었든지, 아니면 선거에서 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의 공식적 후계가 빠져버린 것이다.

10대 소년시절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둘째아들 김정철은 에릭 클랩턴이란 영국의 록가수를 좋아한다는데, 수년 전 김정철을 왕자로 옹립하려던 계획도 무산되었던 것 같다. 2005년 말부터 2006년 초까지, 김정철의 사진이 평양 건물 사무실에 걸렸었고, 북한관리들이 김정철의 얼굴이 들은 옷핀을 달고 다녔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루 갑자기 김정철의 사진과 옷핀이 사라졌고, 무슨 연유에선지 김정철의 후계자 지명은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면 장남 김정남이 남았는데, 뚱뚱하고 머리를 바짝 깎아 정말 못생긴 김정남은 거의 대부분 북한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지난 2001년 김정남이 가짜 도미니카 여권으로 일본 디즈니월드를 방문하려 입국을 시도하다가, 일본경찰에 잡혀 강제추방 당했을 때, 김씨왕가에서는 김정남을 치지도외했다고 한다. 지난 주 김정남은 북경국제공항에서 일본기자들에게 북한의 로케트 발사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김정남은 “북한의 로케트 발사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자위권을 위한 정당한 반응’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다.

김정일의 아들 김정남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북한 내에 알려졌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북한정권의 공식 신조는 일본이야말로 제일 악랄한 역사적 주적이며 미국보다도 더 흉악하고 끈질긴 원쑤들이라는데 김정남이 그런 망발을 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이번 로케트 발사를 장군님 “선군정치”의 최고 로작이라고 칭송하고 있다. 김정남이 제 아비의 력작을 이렇게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니, 김정남이 제 아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불문가지라 할 수 있다. 김정일 왕조 안에서 과거 이런 불협화음이 일어난 적도 없고 새어나간 적도 없었다. 앞으로 북한정권에 닥아올 불협 불화의 전주곡일 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닫쳐있던 일인수령 절대독재 정권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균열이 갑자기 생긴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정권의 미래에 지난 번 미사일 발사보다 더 중요한 사태가 전개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에버슈타트 씨는 워싱턴 소재 미기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위기와 파탄 속의 북한경제”란 저서가 있음.

영어원문은 다음 사이트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http://online.wsj.com/article/SB123904531956994033.html

2009년 4월 10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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