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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3, 2008

"우리 북한주민들 잊지 마세요!"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내성적이었다. 직업도 건축설계라 꼭 만나야 할 사람들만 만나고 혼자 앉아서 매일 학교건물 설계와 씨름하는 것이 주업무였다. 그런데 북한인권운동이 내 성격까지 바꿔 놓았다. 사람들 많이 모이는 데를 찾아가고, 찾아가선 북한인권에 대하여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대어서 집사람이나 아이들에게 입조심하라고 주의받는 일까지 생겼다.

오늘 아침(6월 13일 10시)에도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갔다. 존 맥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뉴저지州 중부 벌링턴이란 마을에서 타운 홀 미팅 Town Hall Meeting(시민들과의 대화)을 하러 오셨다. 벌링턴 카운티 대학 체육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약 3천여명이 운집한 유세장 분위기를 뛰우기 위하여 10시 반 경부터 음악과 참여인사들(조 리버맨 민주당 상원의원, 톰 케인 전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스미스 연방하원의원, 등)의 연설이 시작되었고, 맥케인 의원은 현지에 11시쯤 도착했다. 맥케인 의원은 질문응답식의 이런 타운 홀 미팅, 시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방적으로 퍼붓는 연설은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맥케인 후보는 며칠 전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앞으로 이런 식 타운 홀 미팅을 10번 하자고 제의했으나 약삭빠른 오바마가 응할 리가 없다. 오늘도 맥케인 의원은 약 30분간의 정견발표에 이어, 일반시민들의 질문을 받았다. 약 1시간 반가량 계속되는 질문응답 시간에 필자도 계속 손을 들었으나 질문자들이 너무 많아서 필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미국도 기름값이 무척 올라서 에너지 정책에 관한 질문이 많았고, 이민정책에 관한 질문도 있었으나, 맥케인이 제일 시원하게 대답한 것은 오사마 빈 라덴에 관한 질문이었다. 맥케인 의원님, 빈 라덴을 언제 잡으실 겁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면 오사마 빈 라덴은 끝까지 추적해서 잡아다가 반드시 정의의 심판대에 올릴 겁니다. 현지 地上 정보원의 숫자나 능력을 더 늘려서 꼭 잡아들일 겁니다.

필자는 빈 라덴보다는 김정일 때려잡는 것이 더 급하다. 질문응답 시간이 끝나고 사람들과 악수하는 맥케인 의원을 좇아가서 다행히도 악수를 나누며 내 부탁을 두 마디로 전할 수 있었다.

“맥케인 의원님, 부디 북한주민들 잊지 마세요! 북한주민들을 잊지 마세요! Senator McCain, please don’t forget the North Koreans! Do not forget the North Koreans!”

재작년 필자와 한국의 북한인권운동가 문국한 씨가 美연방국회 상원건물 럿셀 로툰다에서 연 [김정일 대학살 전시회]를 몸소 찾아준 존 맥케인 의원은 필자를 알아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악수를 하면서 따듯하게 미소를 지었다. 할 수 없다.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이다. 이번 주말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맥케인 후보에게 못 다 한 말을 편지로 보내야겠다. 3백만 굶어죽은 원혼들을 대신하여, 김정일의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20만 꼬리없는 짐승들을 대신하여, 중국에서 숨어사는 40만 탈북난민노예들을 대신하여, 한 마디 꽥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죽어가는 2,300만 북한주민노예들을 대신하여, 이번 주말 맥케인 의원에게 또 편지를 보내야겠다.

“President McCain, please don’t forget the North Koreans!”

2008년 6월 13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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