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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08, 2006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으면, 죽는 것이 낫다

또, 아주 오래 전 옛날 얘기이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절실한 문제다. 해믈렛(Hamlet, 우리 말로 햄릿, Hamrit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임)에 나오는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을 어떻게 해석 번역하느냐가 오랜 세월 논난이 되어온 것으로 알고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래 전, 최재서 선생의 셰익스피어 해석논문을 읽으면서, 고민하던 세월이 아직도 새삼스럽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죽느냐, 사는냐? 물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다. 나라없는 백성이 되어 죽지 못해 살 것인가, 아니면,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입니다라고 떳떳하게 말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고,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나라가 없어지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어제 유엔본부에 들렸다. 들어가는데 몸 검색하는 흑인경비원이 느닷없이 묻는다. “한국 사람이지요?” 보통 때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니, 난 러시아 사람인데,”라고 장난 대답을 하곤 했는데, 어제는 시간도 없고 몸이 바빠서, 즉시, “그렇소,”라고 대답했다.

“난 포항에서 해병대로 복무했습니다.”
“언제?”
“88년경에,”
“그땐 우리나라가 신났었지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경비원은 할 일이 없어서, 필자에게 한국사람인가라고 물은 것이 아니었다.
“유엔 사무총장 된 사람이 한국사람이지요?”
“아닐 걸요.”
“그런 걸로 아는데…”
“그 사람 한국 사람들 목숨을 우습게 아니까, 한국 사람 아닐 걸요. 난 북한인권 일 하는 사람인데, 새로 임명된 사무총장이란 사람, 북한사람들 살리자는 일에 방해만 해온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한국사람입니까?”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 회의가 시작됐다. 우리의 피투성이 戰士 챔피언 존 볼턴 유엔대사가 최근 사임했지만, 임기 끝나기 전 마지막으로 마련해준 회의였다.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 테리 밀러 유엔파견 대사, 수잔 숄티 여사, 윤요한 목사,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국장, 탈북자매형제 4분이 참석했고 인권감시단 엔지오의 소피가 참석하고, 월스트리트 논설위원이 사회를 맡았다. 필자는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국장의 통역을 맡았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주민들이, 동물입니까?”
“북한인권이 무슨 장난입니까?
“북한인권은 삶과 죽음의 문제입니다.”
“남한정권은 5번이나 유엔 북한인권 결의에 불참 기권하다가, 그 잘난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사람이 되었다고, 김정일이 핵실험했다고, 지난 번에는 할 수 없이 마지 못해서 찬성 쪽으로 바뀐 것입니다. 북한인권이 싫으면 무시하고, 때에 따라 필요하면 챙기는 무슨 장난감입니?”

필자는 동시통역을 하면서, 속기를 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김성민 국장은 대충 이런 뜻의 발언을 했다.

“북한인권은 죽고 사는 문제다! 장난이 아니다!”

연극 해믈렛에서는 모두가 죽는다. 해믈렛의 아버지 왕은 악당 동생에게 독살 당했고, 해믈렛의 애인 오필리아는 아버지 폴로니어스가 해믈렛에게 살해 당한 뒤 미쳐서 죽었고, 남편을 죽인 동생과 재혼한 해믈렛의 어머니 거트루드는 아들 대신에 독주을 마시고 죽고, 해믈렛의 계부이자 삼촌인 악당 클로디어스도 해믈렛의 칼에 맞아 죽고, 마지막으로는 해믈렛 자신도 오필리아의 오빠 레어티스의 독침에 맞아 죽는다. 연극 해믈렛에서는 모두가 죽는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으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어제 유엔의 북한인권 회의는 대성공이었다. 최소한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김정일이 얼마나 지독한 악마란 것을 다시 상기하고 배우고 절감했다. 북한주민들과 탈북자들의 참상을 실감했다. 미국의 북한인권 수호천사, 수잔 숄티 여사를 통해서. 탈북난민들을 구하다가 중국에서 15개월 감옥생활을 한 윤요한 목사님을 통해서. 검은 안경을 쓰고 이 회의에 참석한 탈북형제자매 4사람을 통해서. 그리고,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국장의 절규를 통해서.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으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2006년 12월 8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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