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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18, 2007

미 남북전쟁의 교훈(2): 내 사랑 사라에게

미 남북전쟁의 교훈(2): 내 사랑 사라에게

오랜 세월 링컨과 남북전쟁을 읽으면서 필자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작품은 켄 번즈란 기록영화 제작가가 만든 “The Civil War, 남북전쟁”이란 기록영화였다. 필자가 링컨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 1984년경으로 기억되는데 켄 번즈의 남북전쟁이 미공영방송 PBS에서 처음 방영된 것은 1990년이었다. 켄 번즈는 1984년 마이클 샤라의 “살인 천사들, Killer Angels”란 게티스버그 전투 역사소설을 읽고나서 이 기록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한다. 켄 번즈와 필자는 거의 같은 시기에 링컨과 남북전쟁을 읽고 연구하게 된 것 같다. 켄 번즈의 남북전쟁은 그 어느 역사책이나 영화보다도 미국민들에게 남북전쟁의 대의와 역사를 감명 깊게 널리 알린 걸작이다.

켄 번즈의 기록영화 남북전쟁은 “아쇼칸 이별곡”이란 주제곡으로 시작되고 끝난다. 바이얼린과 기타가 연주하는 이 노래가 시작되면서, 한 편의 시같은 편지가 낭송 된다. 1861년 7월 21일, 남북전쟁의 첫 대전투인 불런 전투가 시작되기 1주일 전, 북부연방군의 설리번 벌루란 소령이 자기 부인 사라에게 보낸 유서편지이다:

1861년 7월 14일
워싱턴 캠프 클라크

내 사랑 사라에게:

이곳 진지에서 도는 소문에 의하면 이제 며칠 안으로 우리는 출전하게 될 것 같소 - 어쩌면 내일 떠날 지도 모르겠오. 혹시 다시 당신에게 편지를 쓸 기회가 없을 지도 몰라서, 내가 이 세상에 더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 오늘 당신에게 몇 줄 편지를 쓸 생각이 들었오.

나는 내가 지금 참여한 대의에 관해서 확신이 없든지 후회한 일은 절대로 없었오. 그리고 이제 전투에 나가면서 무섭다든지 주저하는 일도 없을 것이오. 나는 우리 미합중국이라는 나라의 문명이 우리 정부의 승리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확신하고 있오. 또한 우리 이전에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피를 흘리고 수난을 겪으며 돌아가신 분들에게 우리 모두가 큰 빚을 졌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오. 그래서 나는 이 분들에게 빚을 갚고 이 정부를 보전하기 위하여 내 한 목숨과 이생의 모든 행복을 기꺼히, 정말 기꺼히, 희생할 각오도 되어 있오.

사라,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죽음을 초월한 것이요. 전능하신 우리 하나님이 끊으신다면 모를까, 아무도 우리 둘을 묶어놓은 이 인연의 밧줄을 끊지는 못할 것이오. 그러나, 우리 조국에 대한 나의 사랑이 마치 강풍처럼 나를 휘몰아치면서 저 전쟁터로 달려가게 하고 있오.

당신과 함께 그토록 행복했던 순간 순간이 내 눈앞에 어른거리네, 나에게 그런 축복을 오랜 세월 가능케 해준 당신과 하나님께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오. 그런 모든 것을 버리고 우리들 앞날의 희망을 포기한다는 것이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우리는 다시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우리 아들들이 우리들 곁에서 장하고 영예로운 사람들로 성장하는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오.

죄많은 내가 하나님께 감히 그런 요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오만,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 어린 에드가의 속삭이는 기도를 들어주신다면 내가 다치지도 않고 당신과 아이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오. 만일 내가 돌아가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사라,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절대로 잊지 마시요. 전장터에서 내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기억할 이름은 사라, 당신이란 것을 잊지 마시오. 지난 날 내가 잘못하고 당신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들을 모두 용서해 주시오. 내가 얼마나 생각 없고 바보같은 짓들을 자주 했던가, 잘 알고 있오. 당신의 행복을 순간이나마 흐리게 했던 내 모든 과오를 내 눈물로 씼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하는 사라, 만일 사자들의 혼이 다시 이 세상에 돌아와서 사랑하는 사람들 주위를 배회할 수 있다면, 나는 항상 당신 곁에 있을 것이오: 당신이 가장 기쁜 날이나, 당신이 깊은 절망에 빠진 밤중에도 나는 항상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것이오. 당신의 얼굴에 미풍이 스쳐가면, 그것은 당신 곁에 있는 나의 숨결이고, 당신 이마에 땀이 흐를 때, 그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은 내 영혼이 당신을 찾는 것이라 믿어 주오. 사랑하는 사라, 내가 죽었다고 슬퍼하지 마시오; 내가 먼저 가서 사랑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오. 우리는 꼭 다시 만날 것입니다.

[설리번 발루 소령은 이 편지를 남기고 1주일 후 불런 첫 전투에서 전사했음. 켄 번즈의 남북전쟁 제1편 마지막 장면에서 낭송되는 이 편지는 원문 전체를 낭송한 것이 아니라 일부를 발췌하여 낭송한 것임. 로드 아일랜드 자원군 제2연대에 속했던 설리번 발루 소령은 당시 32세였고, 어릴 때 집안의 가난을 극복하여 촉망되는 변호사로 일하던 사람이었음. 그는 부인 사라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미려고 노력하면서, 에드가와 윌리란 두 아이들을 키웠음. 철저한 공화당원으로서 링컨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발루 변호사는 1861년 봄 자원입대하여 6월 19일 연대병력을 이끌고 프로비던스를 떠나 워싱턴으로 진군 참전했음: 역자 주]

2007년 3월 18일
김정일의 대학살 전시회/남신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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